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함박 웃음 / 이 효

푸른 언덕 2021. 1. 28. 22:46

그림 : 김 정 수

 

함박 웃음 / 이 효

창문 넘어 함박 눈이 내린다

하늘이 환하게 웃는다

유리병에 붉은 수국이 피었다

식구들이 환하게 웃는다

당신도 누군가를 위해서

그렇게 환하게 웃어준 적 있는가

웃긴 세상에 실없이 웃는 날

정말 많았다

상인들도 실없이 웃고

행인들도 실없이 웃었다

유리병처럼 코로나로 갇힌 세상이지만

단 하루 만이라도 하늘을 바라보자

가슴에서 멍이 녹아내린다

눈물이 눈으로 벙글 거린다

땀이 수국으로 벙글 거린다

나도 내일을 향해 벙글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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