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우리의 사랑 / 김 영 재

푸른 언덕 2020. 11. 26. 18:38

<명화 따라쟁이 : 김 정 수 >


우리의 사랑 / 김 영 재

이젠 잠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사랑
다시 물로 만나
나는 너에게로
너는 나에게로
하나가 되나니
저 작은 풀씨조차
떨어져 누운 자리 지키며
얼었던 땅을 뚫고
잎을 피우나니
바람과 추위가 얼리고 간 사랑
사람들은 돌아서서 불빛 속으로 떠나고
우리의 사랑 얼음으로 남아
긴 밤을 떨고 있었나니
너와 나의 가슴에 얼지 못한 피
목마른 그리움
이젠 잠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사랑
다시 물이 되어
나는 네에게로
너는 나에게로

시집: 당신이 그리운 건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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