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가을을 견디다 ( 자작 시)

푸른 언덕 2020. 10. 22. 18:16


가을을 견디다 / 이 효

가을이 오면 말문이 터진다
목구멍 깊이 밀어두었던
그리움이 꽃으로 핀다
봄에는 벚꽃이 환해서
울음을 참는다.
가을에는 벚나무 잎이 곪아
붉은 꽃으로 핀다

인생을 한 번쯤 곪아보지 않고
세월을 말하지 말자

가을은 아픈 사람들끼리
바스락거리는 심장을 안고
꺽꺽 울어주는 것이다.
오늘도 길거리로 나선다
낮은 곳에서 들리는 기도 소리
빨갛게 불타오른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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