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아버지의 바다

푸른 언덕 2020. 9. 26. 19:39

 

아버지의 바다 / (권오훈:아동문학가)

아버지가

바다에 일 나간 밤

잠자리에 누우면

천정은

온통 바닷물결로 출렁거리고

뱃머리에 부딪치는

물소리, 물소리는

내 베갯머리에 와 찰싹인다.

식구들의 무게를 지고

바닷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어깨에는

찬바람, 파도 소리

쏴!

쏴!

물이랑에서

힘겹게 건져 올리는 그물에는

퍼덕, 퍼덕거리는

은빛 무게들.

아버지가 일 나간 밤에는

내 방 안은

물결이 일렁이는

아버지의 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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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훈

1937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남

1957년 <월간문학> 고드랫돌 넘기는 할아버지

(동시 당선)

저서 동시집: <해 뜨는 집>< 해야, 해야>

<아기가 만든 해><꽃 편지 새 친구><해와 함께

달과 함께><청개구리의 달>

시집<달무리로 들어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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