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걷기 좋은 길

천보산 산맥을 따라서 ~~

푸른 언덕 2020. 8. 31. 16:51

구름이 한가득 피어오른 아침 천보산을 오른다.

 

바람이 등 뒤에서 시원하게 불어온다.

 

노란 달맞이꽃도 "안녕" 인사를 건넨다.

 

숲은 고요하고 새들은 아침을 깨운다.

 

지난밤 바람에 떨어진 설익은 밤들이 귀엽다.

 

사람 닮은 바위도 만났다.

 

짙은 숲 사이로 먼 산들이 스치듯 아련히 지나간다.

 

태풍과 홍수에 수난당한 소나무의 아픈 흔적이 보인다.

 

잠시 쉬어가란다 물 한 모금 마시고 ~~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이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아이고 귀여워라~ 새로 산 모자 쓰고 자랑하는 도토리다.

 

도토리 잎들, 도시와 구름, 먼 산이 아름답다.

 

천보산 자락이 깊은 숲과 함께 위엄을 자랑한다.

 

목욕하고 금방 나온 푸른 잎들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바위가 자기도 한 번만 눈길을 달라고 애원한다.

손바닥으로 쓰담쓰담 해주고 떠난다.

 

비가 오려나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밀려든다.

비가 오면 어떠리~ 오늘은 온몸으로 맞아주리라.

 

파르르 떠는 나비가 안쓰럽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찰칵 사진을 찍었다.

그때까지 달아나지 않고 모델을 해줘서 고맙구나.

 

비가 오면 어쩌나 조금 걱정이 되긴 했는데

다시 하늘에서 반짝 햇살이 든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그림자들이 아름답다.

 

연둣빛 숲과 하늘이 평화롭다.

 

젖 먹던 힘을 짜내서 밧줄을 타고 올라간다.

 

와우 ^^ 해발 423m 천보산 정상이다.

 

멀리서 경기도 덕정 지역이 보인다.

 

연두색, 녹색, 진한 녹색, 푸른색, 짙은 푸른색~

파래트에 수채화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정상에서 맛보는 최고의 기분이다. 야~~호호호

 

오늘은 구름이 해를 가려주고, 바람까지 불어서

가을 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강아지풀과 하늘이 어우러져서 풍경 한 장 그린다.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떠나는 여름이 몹시 아쉬운가 보다.

 

들풀과 하늘을 배경으로 찰칵~~ 멋지다.

 

멀리서 공원묘지도 보인다.

 

 

와우~~어릴 적 갖고 놀던 방아깨비다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

 

괭이밥이다.

 

어린 버섯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노래를 부른다.

 

강아지풀이 간지럼을 태운다.

 

어릴 적 소꿉놀이하던 꽃인데 이름이 뭘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팔꽃도 필까 말까 망설인다.

 

 

송우리에서 출발해서 ~ 천보산 정상까지 총 3시간 30분

걸렸다.

아침 7시에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10시 30분에 하산을

했다.

천보산 산맥은 능선이 아주 부드럽다.

처음 산행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여성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산이다.

엄마 품처럼 따뜻한 산이다.

오늘은 시원한 바람과 구름이 뜨거운 해를 가려줘서

너무 감사했다.

출발지는 송우리 도서관 앞이나, 투바위 언덕

추어탕 집 근처에 차를 주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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