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걷기 좋은 길

포천시 광덕산 산행

푸른 언덕 2020. 9. 8. 20:36

바비,마이삭,하이선 태풍도 모두 지나가고~

맑은 하늘이 보고 싶었다.

포천시 광덕산을 옆 지기랑 같이 오르기 시작했다.

 

광덕산은 해발 1,046m

너무 높다고요.

미리 포기하지 마세요.

 

광덕 휴게소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이미 차로 해발 500m 올라온 상태다.

정상까지 500m 정도 발로 오르면 된다.

 

산을 오르는 입구에 계곡물이 맑게 흐른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다리 근처에서 왼쪽으로 길을

건너 좁은 숲길로 들어간다.

정말 초입 맞나 할 정도로 좁은 길이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좁은 숲길을 지나면 30년 정도 된 잣나무 숲이 보인다.

 

잣도 중간중간 떨어져 있다.

여름내 수고했을 주인장의 노고가 생각나서

주워오지 않았다.

 

이른 아침이라서 숲에 운무가 가득하다.

꿈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바위가 입을 벌려서 작은 돌멩이들을 토해낸다.

지난밤에 바람을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아침 일찍 목욕을 하고 새들을 기다리는 나뭇잎들~

 

들국화가 모진 바람을 견디면서 산등성에서 피어올랐다.

생명력이 대단하다.

 

포천 한북 정맥이 연결되어서 멀리까지 보인다.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있는 고목나무

아버지의 세월과 등짝 닮았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시원해 보인다.

나무들이 바람에 몸을 맡긴다.

윙윙~ 윙윙 귀신 소리가 들린다.

조금 무서웠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다리가 뻐근했다.

산길은 길고 아주 험하지는 않았다.

능선을 따라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해발 1,046m,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바람 소리가 등 꼴을 오싹하게 만든다.

 

한북 정맥 등산 안내도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광, 멋지다.

날씨가 흐려서 시야가 넓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주변에 예쁜 들꽃들이 반겨준다.

 

풍경이 좋은 곳은 따로 있다고 한다.

 

과거에 군사 작전했던 곳 같다.

 

비탈길을 쭉 따라서 올라간다.

 

멀리서 기상관측 센터가 보인다.

 

가까이서 바라본 기상관측 센터

 

광덕산 조경철 천문대가 보인다.

 

길을 쭉 따라서 내려가 보았다.

 

정상보다 시야가 넓게 보인다.

사방이 동서남북으로 툭 터졌다.

흰 구름과 검은 구름이 술래잡기를 한다.

 

벽화가 보인다.

달나라에 도착한 만화 그림

 

바닥에 멋진 별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장수거북아~~ 어디로 가니? 나도 등에 태워줄래?

함께 깊은 바닷속에 가보자.

 

곡선의 길과 풀잎들 구름이 아름답다.

 

잠시 천국에 온 것 같다. 무릉도원 같은 곳

 

짙은 녹색 산들과 먹구름

 

연녹색, 진녹색, 돌담, 구름 ...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멋진 로켓 그림도 벽에 그려져있다.

달나라를 향한 꿈이 로켓에 실려있다.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상해봉이다.

거기까지 더 가야 한다.

 

풍경은 내 혼을 빼앗아 갔다.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비가 내릴까? 말까? 하늘이 고민 중이다.

 

헐 ~~웬 밧줄일까? 일단 올라가 보자.

비가 내린 터라 바위가 매우 미끄럽다.

 

한 고개 넘었더니 ~~두 번째 고개가 나타났다.

올라갈까? 말까? 망설였다.

바위가 직각으로 서 있다.

그런데 고생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다리가 후둘 후둘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

뒤는 돌아보지도 못했다.

밧줄 하나에 생명을 맡겼다. 괜한 짓을 했나?

후회하기도 늦었다. 무조건 앞만 보고 올라가자.

 

상해봉 정상이다 아찔하다.

엉덩이 걸칠 공간도 없다.

여길 왜 올라온 거지 ~~ㅋ 그래도 사진 한 장 찰칵

 

2001년 4월 20일

딱 19년 전에 누군가가 비석을 세우고

계단을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찔하게 다녀갔겠구나.

 

상해봉에서 내려다 본 풍경

멀리서 먹구름이 밀려온다.

우비를 꺼내서 입었다. "비야 제발 오지 말아라."

 

하산 길은 아스팔트 공사가 잘 되어있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가끔 자동차들이 올라온다.

주차장까지 계속 아스팔트 길이 이어졌다.

 

내려오는데 시원한 계곡물소리가 난다.

 

어제 태풍이 지나가면서 비를 많이 뿌렸는지

계곡물이 풍성하다.

 

하얀 집은 천문대 펜션이다.

 

어서 오세요^^ 바위가 친절하게 인사도 잘한다.

 

노란 펜션집도 보인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다.

정원이 아름답다.

 

드디어 주차장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총 산행 시간은 4시간 30분 걸렸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풍경이 생각보다

아름답고 멋져서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구름은 선물인가?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야?

 

오늘은 파란 하늘과 구름에 마음을 홀딱 빼앗긴 하루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너무 깨끗하고 맑았다.

자연이 감사하게 느껴진 하루

자연이 무섭게 느껴진 하루였다.

푸른 하늘만큼만 정직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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