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바랭이

푸른 언덕 2020. 7. 16. 13:24

바랭이 / 최 영 호

땡볕에 바랭이야 굿판 한 번 놀아나 보자
엊그제 땡처리된 달개비도 불러와서
맨땅에 벼락 치듯이 신명이나 덩더꿍 놀자
호구가 따로 있나 사는 놈이 장땡이지
한시름 휘어 잡혀 머리채 패대기쳐도
살아서 죽는 날까지 얽히고설켜 새끼도 치고
비정규 일용이는 애면글면 헤매는데
쌓이면 설음 되고 맺히면 병이 되어도
사는 건 벌 거 있다며 견디는 게 사는 거라며
쇠뜨기 질경이야 살풀이 한판 어절시구나
바지춤 홀랑 내린 각설이 품바춤에
징하고 독한 놈끼리 살막이나 놀아보자

*최영호 1999년 현대시조 추천
200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
김마중 문학상, 청강 문학상,형평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수상 시집(노다지 라예)
(죽고 못사는) (컵밥 3000 오디세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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