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난동 / 천양희
때도 아닌데
개나리가 피었다
철없이 웬 개, 나리가
꽃 한 번 못 피운 무화나무 우두커니 서 있어
마음이 꽃잎 몇, 피워올린다 나를 웃게 하는 건
피어나는 꽃잎들 움트는 초록들 세상에는 피우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불이나 바람 구름까지도 때도 아닌
때에 피어버린다 피고 싶은 몸에 바람이 차오른다
피고 또 피워도 바람뿐이다
꽃 한번 못 피운 무화나무 우두커니 서 있어
철없이 핀 꽃 들여다본다
한 꽃 모두 여러 송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지 마라
우리가 언제
꽃처럼 피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