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코로나 안녕

푸른 언덕 2020. 3. 11. 23:23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삼간 지 오래되었습니다.

머리는 자르지 못해서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미용실 가기도 너무 두려웠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음지 인간들이 되었는지

슬픈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머리가 너무 길고 지저분 하니 마음까지 우울해서

오늘은 단단히 무장을 하고 미용실 나들이를 갔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돌아와야지 결심을 하고 나섰습니다.

다행히 사람은 파마 손님 한 분이 계셨는데

벌써 다 말고 계셨습니다.

나는 원장님께 대충 말씀드리고 말을 최대한 아꼈습니다.

원장님도 손을 부지런하게 움직여 주셨습니다.

드라이는 생략을 하고 집으로 총알 같이 돌아왔습니다.

거울을 보니 사람 몰골이 훤해졌습니다.

오랜만에 곱게 화장을 했습니다.

갈 곳은 없지만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습니다.

거울을 보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거울 속에는 붉은 동백꽃 입술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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