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오늘의 날씨 -이별 주의보 / 이문희

푸른 언덕 2023. 7. 30. 03:02

그림 / 이종석




오늘의 날씨
-이별 주의보 / 이문희




나 오늘 활짝 펴도 되나요?

매일 죽음을 입고 벗지만 정작 우리는 죽음을 모르죠 그래서 당신과 나 사이엔 기압골의 영향으로 편서풍이 분대요 눈물은 잘 마를 거예요 나는 너무 밝은 게 탈이지만 당신은 언제나 폭풍 같죠 그래서 세상은 폭풍전야예요 그래요 밤새 벼락을 맞거나 국지성 호우에 떠내려 가기도 하겠지만 그깟 피지도 않은 꽃잎이 대수겠어요 우울의 강수량 70퍼센트 연애에 실패할 확률 99.99mm 붉은 칸나가 피었어요

나 오늘 활짝 죽어도 되나요?



시집/ 맨 뒤에 오는 사람 <한국 문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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