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정현영
배웅 / 박송이
이 세상에 없는 당신들에게 구걸하면서
헛바퀴로 돌바퀴로 구르던 시절들아
쇠창살에 갇힌 개처럼 짓다가
컹컹컹 식어가던 밥그릇들아
막 구워낸 프린터 복사지처럼
아주 잠깐 달궈졌던 몸뚱어리들아
밥 한 술 떠 먹여 주지 않던
길고 가벼운 절망들아
빠진 머리카락들아
안녕히 가세요
*지성의 상상 미네르바 (2023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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