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배웅 / 박송이

푸른 언덕 2023. 7. 27. 09:04

그림 / 정현영

배웅 / 박송이

이 세상에 없는 당신들에게 구걸하면서

헛바퀴로 돌바퀴로 구르던 시절들아

쇠창살에 갇힌 개처럼 짓다가

컹컹컹 식어가던 밥그릇들아

막 구워낸 프린터 복사지처럼

아주 잠깐 달궈졌던 몸뚱어리들아

밥 한 술 떠 먹여 주지 않던

길고 가벼운 절망들아

빠진 머리카락들아

안녕히 가세요

*지성의 상상 미네르바 (2023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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