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김두엽
김옥희 씨 / 나호열
열둘 더하기 열둘은? 이십사 팔 곱하기 팔은? 육십사 이백오십육 곱하기 이백오십육은? 아… 외웠는데 까먹었네, 생일이 언제? 구월 이십 팔일 오늘은 며칠? 그건 알아서 뭐해 그날이 그날이지 자목련 꽃진 지 이미 오래인데 왜 꽃이 안 피냐? 저 나무는… 아홉 시 반에 타야 하는 차를 아홉 시에 나와서 기다리는 여든여섯 살 김옥희 씨 가끔은 자기 이름도 잊어버리지만 저기 저기 주간치매보호센터 차가 오네… 불쌍한 노인네들 너무 많아 끌끌 혀를 차며 나를 잊어버리지만
오늘도 독야청청한 나의 어머니 김옥희 씨!
감사합니다. 세수도 잘 하시고 이도 잘 닦으시고 화장실도 거뜬하시니
오늘도 감사합니다
나호열 시집 / 타인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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