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정란숙
백지 1 / 조정권
꽃씨를 떨구듯
적요한 시간의 마당에
백지 한 장이 떨어져 있다.
흔히 돌보지 않는 종이지만
비어있는 그것은
신이 놓고 간 물음.
시인은 그것을 10월의 포켓에 하루 종일 넣고 다니다가
밤의 한 기슭에
등불을 밝히고 읽는다.
흔히 돌보지 않는 종이지만
비어 있는 그것은 신의 뜻.
공손하게 달라하면
조용히 대답을 내려주신다.
저서 / 이형기 시인의 시 쓰기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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