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바람의 바람으로 / 천양희

푸른 언덕 2022. 9. 5. 18:48

 


그림 / 천양희

 

 

 

바람의 바람으로 / 천양희

 

 

 

땅에 낡은 잎 뿌리며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을 쓸어버리는

바람처럼 살았다

그것으로 잘 살았다, 말할 뻔했다

 

허공을 향해 문을 열어놓은 바람에도

너는 내 전율이다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그것으로 잘 걸었다, 말할 뻔했다

 

바람 소리 잘 들으려고

눈을 감았다

그것으로 잘 들었다, 말할 뻔했다

 

바람은 나무 밑에서 불고

가지 위에서도 분다

그것으로 바람을 천하의 잡놈이라, 만할 뻔했다

 

 

 

천양희 시집 / 새벽에 생각하다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풍 / 정호승  (28) 2022.09.07
행복 / 이대흠  (26) 2022.09.06
반달 / 정호승  (39) 2022.09.04
사랑이 올 때 / 나태주  (23) 2022.09.03
목마와 숙녀 / 박인환  (32)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