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호수 / 이바라기 노리코

푸른 언덕 2022. 1. 15. 19:32

그림 / 이고르 베르디쉐프 (러시아)

 

호수 / 이바라기 노리코

"엄마란 말이야

조용한 시간이 있어야 해"

명대사를 들은 것일까!

되돌아보면

땋은 머리와 단발머리

두 개의 책가방이 흔들리는

낙엽 길

엄마만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조용한 호수를 가져야한다

다자와 호수와 같이 푸르고 깊은 호수를

비밀스레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말해 보면 안다 두 마디 세 마디로

그야말로 조용하고 잔잔한

쉽게 불지도 줄지도 않는 자신의 호수

결코 타인은 갈 수 없는 마의 호수

교양이나 학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

인간의 매력이란

필시 그 호수에서

발생하는 안개다

빨리도 그것을

눈치챘나 보다

작은 두 소녀

 

시집 /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스타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