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별들은 따뜻하다 / 정 호 승

푸른 언덕 2021. 12. 27. 18:17

그림 / 권신아

 

별들은 따뜻하다 / 정 호 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두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 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시집 /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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