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오래된 가을 / 천 양 희

푸른 언덕 2021. 11. 24. 18:18

그림 / 한 정 림

 

오래된 가을 / 천 양 희

 

 

돌 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 천양희 시인 약력>

 

출생 / 1942년 1월 21일 , 부산

학력 /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졸업

데뷔 / 1965년 현대문학 '정원 한때' 등단

수상 / 2017.10. 통영문학상 시상식 청마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