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감자떡 / 이 상 국

푸른 언덕 2021. 11. 6. 20:00

그림 / 조 은 희

 

감자떡 / 이 상 국

하지가 지나면 성한 감자는 장에 나가고

다치고 못난 것들은 독에 들어가

가을까지 몸을 썩혔다

헌 옷 벗듯 껍질을 벗고

물에 수십 번 육신을 씻고 나서야

그들은 분보다 더 고운 가루가 되는데

이를테면 그것은 흙의 영혼 같은 것인데

강선리 늙은 형수님은

아직도 시어머니 제삿날

그걸로 떡을 쪄서 우리를 먹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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