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가을 들녘에 서서 / 홍 해 리

푸른 언덕 2021. 11. 2. 20:27

그림 / 유 복 자

 

 

가을 들녘에 서서 / 홍 해 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나네

 

 

 

늦 가을 / 홍 해 리

 

이제 그만 돌아서자고

돌아가자고

바람은 젖은 어깨 다독이는데

옷을 벗은 나무는 막무가내

제자리에 마냥 서 있었다

찌르레기 한 마리 울고 있었다

늦가을이었다

 

 

<홍해리 약력>

*충북 청원 출생

*고려대 영문과 졸업(1964)

*현재 <우리 시>대표

*시집 <봄, 벼락치다><푸른 느낌표!>

<황금감옥><비타민 시><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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