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바다와 나비 / 김 기 림​

푸른 언덕 2021. 8. 5. 19:49

그림 / 김 미 영

 

바다와 나비 / 김 기 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알려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기림 시선집 / 바다와 나비 (작가와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