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걷기 좋은 길

죽기 싫으면 걸어라

푸른 언덕 2021. 7. 12. 19:33

죽기 싫으면 걸어라.

게으른 나에게 자극을 주려고 제목을 강하게 지었다.

"아침 산책"으로 제목을 지었다가 지웠다.

 

조금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야 운동을 열심히 할 것

같아서 ~~♡

마음에 든다. ㅎㅎ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우산을 쓰고 아침 산책을 나왔다.

사람들이 비 맞고 운동하기 싫은지 조금밖에 없다.

시원하다.

 

중랑천에 물이 많이 불었다.

어릴 적 기억이 난다.

홍수가 나면 돼지, 강아지가 떠내려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잣나무 숲길이다.

여름에는 땡볕에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비가 조금 오면 우산이 되어준다.

무뚝뚝한 서방님보다 매너가 좋다.

 

자전거 도로도 텅텅 비었다.

미국 간 친구가 자전거 선물로 주고 갔는데

바퀴에 바람이 다 빠진 것 같다.

언제쯤 탈까? 친구야, 미안혀

 

누가 이리도 예쁘게 심어 놓은 겨?

복 받을겨 많이 많이 ~~♡

 

기차는 달리고 싶다.

나도 하늘을 날고 싶은데, 네 마음 너무 잘 안다.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 마.

내가 자주 찾아와 줄게.

 

난초 같기도 하고, 공작새 꼬리 같기도 하고

음~~예쁘고, 맘에 든다.

 

빨강 꽃은 아니지만 은은한 보랏빛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도 너처럼 예쁜 날 있었다.

너무 뽐내지 마라 청춘도 잠깐 이더라.

 

쭉쭉 뻗은 미루나무가 부럽다.

나도 너처럼 늘씬했으면 미스 코리아

나갔을 텐데 ~~쩝쩝

어릴 적에 울 아버지가 밥 한 수저 입에 넣어 주시고

다 먹으면 미스 코리아 된다고 했는데 ~~

밥 다 받아먹었는데 ~~왜? 안된겨 배둘레햄이여

 

와우 ^^ 방울이 녀석들 귀여워라.

만지고 싶지만 안돼!( No)

요즘 미투(Me Too)가 너무 무서워라.

 

어릴 적 가지 반찬이 너무 싫었다.

물커덩 거리는 식감 때문에 가지나물 입에도 넣지도

않았는데 나이 먹었나 보다

요즘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 네가 좋다.

 

도라지 꽃을 보면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어릴 적 항아리 단지 가득한 곳에 사이사이

도라지 꽃이 예쁘게 피었다.

할머니는 유난히 그 장독대를 좋아하셨다.

 

색이 참 곱다.

지는 꽃이 아름답게 보인다.

너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겠지

그런데 내 눈에는 네가 아름답구나.

 

철없는 코스모스야 여름인지? 가을인지?

세상 물정도 모르고 험한 세상 어찌 살려고~

그런데 이 멘트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멘트다.

울 서방님이 늘 나에게 하는 말이잖아.

 

경춘선 숲길을 크게 돌면 1시간 30분 걸린다.

음 ~빨리 집으로 가자

하늘에서 점점 굻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우산 갖고 나왔지.

 

에공 ♡ 예뻐라

너도 정규직은 아니구나.

공무원도 아니구나.

편의점에서 알바한다고~~ 거기가 너의 자리구나.

그런데 그 자리도 경쟁이 심했다고.

겨우 비집고 들어왔다고~~

언제 잘릴 줄 모른다고.

 

친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그래도 힘내라.

내가 큰 도움은 줄 수 없지만

너희를 무식하게 발로 밟지는 않겠다.

매일 아침 응원할게

그런데 너 그거 아니?

너희 청춘이 얼마나 예쁜지

"청춘은 무조건 견뎌내야 하는 거야"

그런 무식한 말은 안 할게

그저 죽지 말고 살아만 다오.

끝까지 견뎌주길 바란다.

 

코로나야! 이제는 물러가거라.

마스크 끼고 운동하기 너무 힘들다.

마스크 끼고 알바하기 너무 힘들단다.

모두들 코로나 조심하고, 건강들 잘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