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밥 먹는 법 / 정 호 승

푸른 언덕 2021. 6. 28. 18:41

그림 / 조 수 정

 

밥 먹는 법 / 정 호 승

밥상 앞에

무릎을 꿇지 말 것

눈물로 만든 밥보다

모래로 만든 밥을 먼저 먹을 것

무엇 보다도

전시된 밥은 먹지 말 것

먹더라도 혼자 먹을 것

아니면 차라리 굶을 것

굶어서 가벼워질 것

때때로

바람 부는 날이면

풀잎을 햇살에 비벼 먹을 것

그래도 배가 고프면

입을 없앨 것

 

 

*밥상은 물질로 충족된 삶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물질에 무릎을 꿇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호승 시집 / 내가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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