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 갑 인
길 / 김 석 흥
눈에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철새들이 허공을 날아 번식지를 찾아가듯
연어떼가 바닷속을 헤엄쳐 모천으로 돌아오듯
별들이 밤하늘을 스스로 밝혀가듯
시공을 가르며 만들어 가는
보이지 않는 그 길이 바로 길이다
끝이 있는 길은 길이 아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끝 모르는 여정
꽃길을 걸은 적이 있었지
가시밭길을 지나온 때도 있었고
숲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하였지
그러면서 쉼 없이 한 발 두 발 걸어온 길
돌아 보니 지나온 그 길들이 이어져
시나브로 내 삶이 되었다
김석흥 시집 / 천지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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