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길 / 김 석 흥

푸른 언덕 2021. 6. 29. 20:07

그림 / 이 갑 인

 

길 / 김 석 흥

눈에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철새들이 허공을 날아 번식지를 찾아가듯

연어떼가 바닷속을 헤엄쳐 모천으로 돌아오듯

별들이 밤하늘을 스스로 밝혀가듯

시공을 가르며 만들어 가는

보이지 않는 그 길이 바로 길이다

끝이 있는 길은 길이 아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끝 모르는 여정

꽃길을 걸은 적이 있었지

가시밭길을 지나온 때도 있었고

숲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하였지

그러면서 쉼 없이 한 발 두 발 걸어온 길

돌아 보니 지나온 그 길들이 이어져

시나브로 내 삶이 되었다

김석흥 시집 / 천지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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