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하늘 14

너의 하늘을 보아

​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닿는 ​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시집 ​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하늘을 보아요. 너무 아름다워서 걸음을 멈추었어요. 맑은 하늘을 보니 문득, 박노해 시인의 시가 생각났어요. ​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참 많이 마음에 위로를 받는 시입니다.

하늘 피자 (자작 시)

하늘 피자 / 이 효 친구에게 하늘 한 조각 보낸다. 도토리 잎으로 만든 상자 강아지풀 끈 묶었다 빨간 리본 대신 도토리 방울 달았다 톡톡톡 이슬방울 눌렀더니 구름 택배 아저씨 솔방울 바퀴 달고 오신다 주소 알려 달란다 도, 군, 면, 리.. 기억을 흔든다 내 마음도, 참 좋군, 너랑 마음만 같으면, 세상 어떠리 하늘 피자 한 조각 멀리 친구네 집 부엌 창가에 맛난 미소로 걸어논다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의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