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유 복 자 가을 들녘에 서서 / 홍 해 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나네 늦 가을 / 홍 해 리 이제 그만 돌아서자고 돌아가자고 바람은 젖은 어깨 다독이는데 옷을 벗은 나무는 막무가내 제자리에 마냥 서 있었다 찌르레기 한 마리 울고 있었다 늦가을이었다 *충북 청원 출생 *고려대 영문과 졸업(1964) *현재 대표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