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벚꽃 3

장안동 벚꽃길 걷기

해마다 여의도 윤중로 길을 걸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벚꽃길이 폐쇄되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친구와 함께 장안동 벚꽃길을 걷기로 했다. 친구가 예전에 살았던 동네다. 벚꽃이 만개해서 세상이 다 환해진 기분이다. 이웃 님들 블로그에서 벚꽃 감상하다 진짜 벚꽃을 걸었다. 주말에 비 소식이 있어서 조금 속상했다. 더 많은 시민들이 벚꽃을 감상해야 하는데 안타깝다. 벚꽃을 가까이 찍어 보았다. 덩어리 덩어리 무리 지어서 피는 벚꽃이 너무 사랑스럽다. 요건 또 왜 이렇게 귀여운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봄처녀 머리에 꽃핀을 꼽은 것 같다. 멀리서 보이는 희미한 아파트들도 매일 벚꽃을 바라보고 기분 좋은 모양이다. 벚꽃도 많지만 평일인데 사람들도 많이 나왔다. 코로나도 벚꽃을 이길수는 없는 모양이다. 친구가..

가을을 견디다 ( 자작 시)

가을을 견디다 / 이 효 가을이 오면 말문이 터진다 목구멍 깊이 밀어두었던 그리움이 꽃으로 핀다 봄에는 벚꽃이 환해서 울음을 참는다. 가을에는 벚나무 잎이 곪아 붉은 꽃으로 핀다 인생을 한 번쯤 곪아보지 않고 세월을 말하지 말자 가을은 아픈 사람들끼리 바스락거리는 심장을 안고 꺽꺽 울어주는 것이다. 오늘도 길거리로 나선다 낮은 곳에서 들리는 기도 소리 빨갛게 불타오른다.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