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무제 2 / 이 남 우

푸른 언덕 2021. 3. 18. 21:22

그림 : 천 지 수

 

무제 2 / 이 남 우

 

어머니 소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윤사월 봄은 왜 그리 깁니까

보리는 파랗게 패어 눈을 유혹하지만

오월이 오기 전에는 벨 수 없는 노릇

어린 자식 밥그릇은 커만 가는데

어머니는 보리밭 머리에서

송홧가루만 이고 있습니다

어머니 소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봄 햇살에 더욱 깊어 가는 주름은

차라리 기쁜 역사라하고

일 많은 오월에

보리타작 있어 서럽도록 기쁘지요

어린 자슥 밥그릇 채어줄 생각에

송화는 더 이상 꽃이 아닙니다

오늘, 소나무 끝마디마다 새순이 돋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남우 시집 : 나 무

*이남우 시인은 2000년 십여 년 강화문학창립회원

으로 활동하다 현재는 치악산 원주에서 시문학

'시연' 동인으로 활동한다.

국립방송통신대학 청소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다섯살 어린아이부터 열일곱살 청소년에게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