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릴케의 장미

푸른 언덕 2021. 1. 23. 05:17

김 민 정 <작 품>

릴케는 1615년 체코 프라하에서 출생한다.

독일로 귀화한 릴케는 많은 여성에게 인기를 얻는다. 그러나 살로메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호수 같은 맑은 눈동자, 백옥 같은 흰 피부,

단아하고, 기품 있고, 도도한 루 살로메에게

청혼을 하지만 돌아온 답은 "스승으로는 존경하지만

애인으로는 사랑할 수 없다"였다.

그러나 릴케는 죽는 날까지 그녀를 사랑한다.

릴케는 장미꽃을 꺾으려다 장미꽃 가시에 찔린 것이

화근이 되어서 51세의 한창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살로메를 생각하면서 쓴 시가 6월의 장미다.

유월의 장미 / 릴케

그대의 편지는 나에게

축복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알고 있어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모든 아름다움 속에서

그대는 내게로 다가왔다

그대, 모든 길이 있는 유월의 장미여

그대의 축제를 위하여 / 릴케

시간이 우리를 멀어지게 해도

우리는 꿈속에서 언제나 함께한다네

꽃이 활짝 핀 나무 아래 함께 있듯이

우리는 시끄러운 말들을 잊어버릴 거예요.

그리고 별들이 별들을 말하듯 우리를 말하겠어요

시끄러운 말들을 모조리 잊어버릴 거예요

꽃이 활짝 핀 나무 아래 함께 있듯이

살아생전에 얼마나 살로메를 사랑했는지

릴케가 살로메에게 보낸 연시를 보면 알 수 있다.

릴케의 장미 ( 묘지에 쓰여있는 글)

장미여, 아 순수한 모순이여

겹겹이 싸인 눈꺼풀 속에서

아무도 모르는 잠이 되는 기쁨이여

내 사랑의 시 (연시) / 릴케

내 눈을 감기세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 말을 들을 수 있어요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을 부를 수 있어요

내 팔을 꺾으세요

나는 당신을 내 마음으로 잡을 것입니다

내 심장을 멈추게 하세요

그러면 내 머리가 고동칠 것입니다

당신이 내 머리에 불을 지르면 그때는 내 뼛속에

당신을 실어 나를 것입니다

릴케가 얼마나 살로메를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같은 여자로서 조금은 살로메에게 질투가 느껴지는 이유는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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