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걷기 좋은 길

장마, 갈까? 말까?

푸른 언덕 2020. 7. 29. 15:55

 

장마가 참 오래간다.

친구랑 아침 산책을 같이 나가기로 약속했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갈까? 말까?

가자!

옷은 빨면 그만이지

그래 맞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걷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기분이 훨씬 좋았다.

어릴 적에 동네 친구들이랑 비를 쫄닥 맞으며

노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랑 동심으로 돌아갔다.

 

중랑천 뚝방길

 

천에 물이 가득 불었다.

 

작은 보에서 물이 쏟아진다.

 

다리 위에서 물이 시원하게 떨어진다.

 

아슬아슬하게 나무가 물에 잠긴다.

 

세상이 온통 깨끗해졌다.

 

마가목 ^^

 

바람과 물에 쓰러진 풀들

 

물에 비치는 아파트가 아름답다.

 

장마는 순식간에 물이 불어 오른다.

 

천이 아니라 물이 많아 한강 같다.

 

 

자전거 타고 시원하게 달리는 아저씨

 

물고기들도 흘러 내려간다.

 

물이 많이 불었다.

 

시원한 도로를 보니 마음도 뻥 뚫린다.

 

장미도 나처럼 물 구경 나왔네.

 

세수하고 나온 예쁜 얼굴

 

풀잎에 이슬이 영롱하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바람꽃

 

비둘기들이 옹기종기 다리 밑에서 모여있다.

 

꽃 이름이 궁금하다.

 

 

비를 맞으면서 앞으로 나간 산책길에서 많은 것들을

피부로 느끼고 배웠다.

소낙비를 맞고 간다는 것

어려운 난관을 만났을 때 무조건 피하지만 말고

정면으로 부닥쳐보면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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