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알맞은 거리

푸른 언덕 2020. 4. 23. 21:36

 

알맞은 거리 / 나 호 열

 

너는 거기에

나는 이 자리에

 

당신 곁에 머물면

화상을 입고

당신 곁을 떠나면

동상에 걸린다

 

그래서 길이 태어나고

너른 들판이 뛰어오지

눈빛으로 팔을 건네는

아득하지 않은

아득한 거리

 

그 여백은

아쉬움이 아니라

그리움으로 번지는

점자로 읽는 바람

 

채찍이 춤추는

알맞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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