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고금도 아리랑 / 이은숙
어디 불타는게
강물뿐이더냐
토방에 엎지러진
한 동이 화한
젖은 육신 마디마디
주술걸린 맏상주
처마 끝에 매달린
부서지는 노랫소리
동네 아낙들
웃더라
목청 실한 앞소리꾼
더 큰 소리로
아름다운 상여머리
뒤돌아 앉은 밤
금쪽 같은 막내딸년
눈물도 불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