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비의 사랑

푸른 언덕 2020. 4. 1. 22:40

 

비의 사랑 / 문정희

 

몸속의 뼈를

뽑아내고 싶다

물이고 싶다

 

물보다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

 

당신의 어둠의 뿌리

가시의 끝의 끝까지

적시고 싶다

 

그대 잠속에 안겨

지상의 것들을

말갛게 씻어내고 싶다

 

눈 틔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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