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비의 사랑 / 문정희
몸속의 뼈를
뽑아내고 싶다
물이고 싶다
물보다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
당신의 어둠의 뿌리
가시의 끝의 끝까지
적시고 싶다
그대 잠속에 안겨
지상의 것들을
말갛게 씻어내고 싶다
눈 틔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