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이경희
봄을 붙인다
이효
벽이 나를 가둔 곳에
꽃과 새들이 몰려온다
할퀸 상처를 뜯어내고
말갛게 씻은 풍경을 풀어
살갗이 오른 벽지를 붙인다
서로를 읽지 못한 시간들
끈적한 울음을 붓질하고
벽지 뒷면에 절망을 지운다
곰팡이가 핀 시어들
햇살과 바람에 말려 창가에 널면
벽 모퉁이에 노란 팬지가 자란다
천장에 거꾸로 피는 꽃들
줄기는 자라 벽을 타고 내려와
방안에는 웃음꽃이 핀다
봄은
누군가의 마음에 꽃이 자라도록
향기를 바르는 일
끈끈한 속살이 창문 안에 차오르는 일이다
이효 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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