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우린 안부를 묻지 않아도 / 박 순

푸른 언덕 2025. 2. 17. 00:40

그림 / 이수아

 

우린 안부를 묻지 않아도  / 박 순

 

 

밤새, 먼지 뒤집어쓰며

가슴 움켜쥐며

피 토하며 돌렸던 기계들

소주잔 기울이며 신라면 안주 삼아

가는 곡소리에

내 숨통을 조였다고

왜 벌써 가냐고

주먹을 허공에 휘두른다

앙다문 입술

오른쪽으로 기울인 어깨

화장化粧 못해

새까만 얼굴로 누워있던 그 사람

불편한 진실에 고개 흔들던 그 밤

난 왜 모르고 살았을까

한파가 몰아친다

 

 

시집 / 바람의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