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뭉크의 절규 / 이효

푸른 언덕 2024. 12. 22. 23:13

 

 



뭉크의 절규 /  이효



두렵다는 것은 슬픈 것이다

어미를 넘어트린 덩치 큰 염소

칠판 위에 붙은 교훈
분필 가루가 되어 교실 안이 술렁인다

무질서는 유죄일까? 무죄일까?

옆구리 차기로 운동화 날아오고
교사의 비명은 털이 뽑혔다

글썽인다, 겁에 질린 어린 눈망울들

밟지 말아야 할 스승의 그림자는
구석기시대 유물이 되어 밟힌 지 오래다

병원으로 실려간 어미는
암막 커튼을 친다

다시 초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천년이 흘러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
뭉크는 불안한 내일을 다시 부르고 있다




이효 시인  / 장미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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