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눈을 감고 깊어지는 날 / 이현경

푸른 언덕 2023. 8. 10. 17:44

눈을 감고 깊어지는 날 / 이현경

누가 눈동자를 메우고 있나

몇 걸음 안 되는 곳에서도

자식을 선뜻 알아보지 못한다

어린 자식들 눈에

언어를 깨우쳐 주던 동공에는 해가 기울고

시간의 물결을 건너가는 동안

한 여인의 삶이 출렁인다

낮은 물결로

때로는 거친 너울로

삶을 뒤척이던 모든 생애

기억은 흐릿해지고

눈가에는 자식들이 흥분이 맺혀 있다

마음이 깊어지는 날 어머니가 차오른다

이현경 시집 / 허밍은 인화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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