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이남
눈 오는 날 / 이문희
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 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눈 오는 날>은
시각적 이미지를 입체화한 것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되었던 동시다.
먼저 이 시의 공간적 이동은 논밭의 수평적 공간에서 점차 더 높은 도로 위로
이동하고 마침내 수직적 공간인 지붕으로 이동 한다.
넓이 길이 높이로 시적 공간을 입체화 하면서
눈 오는 날의 정경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조명하고 있는 점이 색다르다.
*1997년 조선일보 신춘 문예 등단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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