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여자 냄새 / 김소월

푸른 언덕 2023. 4. 24. 19:47

 

그림 / 자심

 

 

 

 

 

여자 냄새 / 김소월

 

 

 

푸른 구름의 옷 입은 달의 냄새.

붉은 구름의 옷 입은 해의 냄새.

아니, 땀 냄새, 때 묻은 냄새.

비에 맞아 축업은 살과 옷 냄새.

 

푸른 바다..... 어지러운 배.....

보드라운 그리운 어떤 목숨의

조그마한 푸릇한 그무러진 영

어우러져 빗기는 살의 아우성.....

 

다시는 장사 지나간 숲속의 냄새.

유령 실은 널뛰는 뱃간의 냄새.

생고기의 바다의 냄새.

늦은 봄의 하늘을 떠도는 냄새.

 

모래 두던 바람은 그물안개를 불고

먼 거리의 불빛은 달 저녁을 울어라.

냄새만은 그 몸이 좋습니다.

냄새만은 그 몸이 좋습니다.

 

 

 

 

시집 / 김소월 시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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