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작은 소망 / 이해인

푸른 언덕 2023. 2. 24. 15:21

그림 / 서명덕

작은 소망 / 이해인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이해인 시집 /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