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 송찬호

푸른 언덕 2023. 2. 25. 18:58

그림 / 심재관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 송찬호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 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

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

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 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

먹고 버린 달 껍질이 조각조각 모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되기까지

어기여차, 밤을 굴려 가는 달빛처럼 빛나는 단단한 근육 덩어리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 꺼지지 않는

시집 /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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