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안개 속으로 / 헤르만 헤세

푸른 언덕 2023. 2. 12. 19:22

그림 / 신종섭

안개 속으로 / 헤르만 헤세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블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떨칠 수 없게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녕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이 있는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시집 / 세계의 명시 1 <문태준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