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기탄잘리 1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푸른 언덕 2023. 2. 11. 18:43

그림 / 이미숙



기탄잘리 1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당신은 나를 무한케 하셨으니 그것은 당신의 기쁨입니다.
이 연약한 그릇을 당신은 비우고 또 비우시고 끊임없이 이 그릇을 생명으로 채우십니다.
이 가냘픈 갈대 피리를 당신은 언덕과 골짜기 넘어 지니고 다니셨고 이 피리로 영원한 새 노래를 부르십니다.
당신 손길의 끝없는 토닥거림에 내 가냘픈 가슴은 한없는 즐거움에 젖고 형언할 수 없는 소리를 발합니다.
당신의 무궁한 선물은 이처럼 작은 내 손으로만 옵니다. 세월은 흐르고 당신은 여전히 채우시고 그러나 여전히 채울 자리는 남아 있습니다.



* 기탄잘리는 신에게 바치는 송가라는 뜻으로 이 시집은 인간과 신(초월자)과의 관계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감정을 빌려서 읊은 103편의 연작시로 구성되어 있다. 타고르는 이 시집으로 인해서 1913년 동양인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애를 안았다.



세계의 명시 / 문태준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