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박혜숙
어스름을 기리는 노래 / 정현종
땅거미 지면서
세계는 풍부해진다!
어스름에 잠기는 나무들
오래된 석조 건물들
어슴푸레 수은등 불빛
검푸른 하늘이 표구해내는
어스름의 깊이
어스름은 깊고 깊다
인제 서로 닿지 않는 게 없고
인제 차별이 없다
(풍부하다는 건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내 몸은 지나치게 열려있다
허공이 그렇듯이,
내 손에 만져지지 않는 거란 없다
물이 그렇듯이......
한없이 자라는 손
정현종 시집 / 사랑 할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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