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어스름을 기리는 노래 / 정현종

푸른 언덕 2022. 4. 27. 19:01

그림 / 박혜숙

 

어스름을 기리는 노래 / 정현종

땅거미 지면서

세계는 풍부해진다!

어스름에 잠기는 나무들

오래된 석조 건물들

어슴푸레 수은등 불빛

검푸른 하늘이 표구해내는

어스름의 깊이

어스름은 깊고 깊다

인제 서로 닿지 않는 게 없고

인제 차별이 없다

(풍부하다는 건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내 몸은 지나치게 열려있다

허공이 그렇듯이,

내 손에 만져지지 않는 거란 없다

물이 그렇듯이......

한없이 자라는 손

 

정현종 시집 / 사랑 할 시간이 많지 않다.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쁨 Die Freuden / 괴테  (0) 2022.04.29
​어떤 싸움의 기록 / 이성복  (0) 2022.04.28
종을 만드는 마음으로 / 이어령  (0) 2022.04.26
​졸업사진 / 마경덕  (0) 2022.04.25
거울의 습관 / 마경덕  (0) 202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