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석류 / 복 효 근

푸른 언덕 2021. 9. 9. 19:11

그림 / 송 춘 희

 

석류 / 복 효 근

 

누가 던져놓은 수류탄만 같구나

불발이긴 하여도

서녘 하늘까지 붉게 탄다

네 뜰에 던져놓았던

석류만한 내 심장도 그랬었거니

불발의 내 사랑이

서천까지 태우는 것을 너만 모르고

나만 모르고

어금니 사려물고

안으로만 폭발하던 수백 톤의 사랑

혹은 적의 일지도 모름

복효근 시집 / 꽃 앞에서 바지춤을 내리고 묻다

<2002, 문학과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