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배를 타고 / 정호승 사진 종이 배를 타고 / 정호승 종이배를 타고 바다로 간다 따라오지 마라 맨발로 부두까지 달려나와 울지마라 종이배는 떠나가는 항구가 없다 슬픈 뱃고동 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나를 침몰하기 위해 바다를 향하는 게 아니다 갈매기를 데리고 내 평생 타고 다닌 배가 오직 종이배였을 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다에도 종이배의 뱃길을 내기 위해 종이배를 타고 먼 바다로 간다 정호승 시집 /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문학이야기/명시 2023.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