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벅머리 여름 / 이 효 그림 / 백남성 더벅머리 여름 물속에서 소리와 빛깔을 터트린다도시인들 자존심도 태양 아래서 가식의 옷을 벗는다 영혼이 푸른 더벅머리 나무 위로 하얀 물고기들 흘러간다도시의 자존심을 물에 헹군다 발가벗고 물장구치던 더벅머리 아이들 여름이 가위로 잘려나가기 전 다시 한번 거울 속으로 들어간다슬픈 도시를 영롱한 눈빛으로 채운다 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4.11.04
장미꽃을 켜는 여자 / 이 효 장미꽃을 켜는 여자 / 이 효소나무 숲에서 끊어진 기억사무침이 깊어 고딕체가 된 꽃여자의 징검다리는 벽 속에갇혀 과거를 더듬는다지나온 눈 맞춤은 어제의 과녁을 뚫는다심장은 사랑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내 가슴에 블랙홀을 만들고 떠난 그돌이킬 수 없는 우울의 침잠마지막이란 입술을 읽다가 잠에서 깬다슬픔을 기억하는 심장은 말을 아낀다장미꽃을 다시 켜는 여자이효 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문학 이야기 202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