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할까 죽으라 할까 / 이 효 살라할까 죽으라 할까 / 이 효 봄에 피라는 꽃봉우리 달빛에 묶어두더니 하얀 눈 내리는 날 붉은 꽃이 왠말이냐 젊은 날 써보라는 시 선생님이 놓고간 시집 한 권 목마를 타고 달아난 소녀 흰 머리에 시가 왠말이냐 세월아 철모르는 꽃과 애초로운 여자 살라할까 죽으라할까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12.23
꽃구경 가자 (자작 시) 꽃구경 가자 / 이 효 얘야 꽃이 피었구나 꽃구경 가자 모두가 잠든 밤 당신 검게 그을린 폐 붉은 꽃 한 조각 펼쳐 놓고 가슴에 바느질하는 소리 딸에게 전화를 건다 아버지 왜요? 새벽이잖아요 동트면 일나가야 해요 찰칵~ 얘야 꽃구경은 다리 힘없다 목소리가 듣고 싶구나 뚜뚜뚜~ 당신은 그렇게 가셨습니다 꽃이 피면 미안했습니다 붉은 꽃이 피면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멀리서 웃어 주시는 아버지 옷자락이 너무 얇아서 꽃무늬 가득한 가을 산자락 끌고 왔습니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