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밤하늘 4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 글로리아 밴더빌트

그림 / 김 복 연​ ​ ​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 글로리아 밴더빌트 ​ ​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조용히 내려앉는 눈과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속에 뿌리박는 풀처럼 사랑은 더디고도 종용한 것 내리다가 흩날리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씨앗이 싹트듯 달이 커지듯 천천히 ​ ​ ​ 시집 / 매일 시 한 잔 ​ ​ ​

​꽃과 별 / 나 태 주

그림 / 한 경 화 ​ ​ ​ 꽃과 별 / 나 태 주 ​ ​ 너에게 꽃 한 송이를 준다 아무런 이유가 없다 내 손에 그것이 있었을 뿐이다 ​ ​ 막다른 골목길을 가다가 맨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너였기 때문이다 ​ ​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본다 어둔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고 있었고 다만 내가 울고 있었을 뿐이다. ​ ​ ​ 시집 / 나태주 대표 시선집 ​ ​ ​

길 / 김 석 흥

그림 / 이 갑 인 ​ ​ ​ 길 / 김 석 흥 ​ ​ ​ 눈에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철새들이 허공을 날아 번식지를 찾아가듯 연어떼가 바닷속을 헤엄쳐 모천으로 돌아오듯 별들이 밤하늘을 스스로 밝혀가듯 시공을 가르며 만들어 가는 보이지 않는 그 길이 바로 길이다 ​ ​ 끝이 있는 길은 길이 아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끝 모르는 여정 꽃길을 걸은 적이 있었지 가시밭길을 지나온 때도 있었고 숲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하였지 그러면서 쉼 없이 한 발 두 발 걸어온 길 돌아 보니 지나온 그 길들이 이어져 시나브로 내 삶이 되었다 ​ ​ ​ 김석흥 시집 / 천지연 폭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