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박순시인 4

우린 안부를 묻지 않아도 / 박 순

그림 / 이수아​​ 우린 안부를 묻지 않아도  / 박 순  ​밤새, 먼지 뒤집어쓰며 가슴 움켜쥐며피 토하며 돌렸던 기계들소주잔 기울이며 신라면 안주 삼아가는 곡소리에내 숨통을 조였다고왜 벌써 가냐고 주먹을 허공에 휘두른다앙다문 입술오른쪽으로 기울인 어깨화장化粧 못해 새까만 얼굴로 누워있던 그 사람불편한 진실에 고개 흔들던 그 밤난 왜 모르고 살았을까한파가 몰아친다 ​ ​시집 / 바람의 사원​

바람의 사원 / 박 순

바람의 사원 / 박 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몰랐다구부러진 길을 갈 때 몸은 휘어졌고발자국이 짓밟고 지나간 자리에는 꽃과 풀과 새의 피가 흘렀다바람이 옆구리를 휘젓고 가면돌멩이 속 갈라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바람의 늑골 속에서 뒹구는 날이 많았다바람이 옆구리에 박차를 가하고 채찍질을 하면 바람보다 더 빨리 달릴 수밖에 없었다질주본능으로 스스로 박차를 가했던 시간들옆구리의 통증은 잊은 지 오래일어나지 못하고 버려졌던검은 몸뚱이를 감싼 싸늘한 달빛그날 이후내 몸을 바람의 사원이라 불렀다 ​​  시집 / 바람의 사원

타이탄 아룸 / 박순

그림 / 이영애 타이탄 아룸 / 박순 칠 년에 한 번씩 꽃피우는 타이탄 아룸 몸에서는 36도 열을 발산한다 동물 썪는 냄새가 난다 저 꽃, 칠 년 기다림으로 단 이틀을 견디다 점 하나로 스러져 갈 뿐이다 꽃잎보다 더 큰 기둥만 한 중심을 세우기 위해 시체 냄새를 피웠으리라 어찌 좋은 냄새만 갖고 살 수 있을까 당신과 타협하지 못한 가슴은 썩어 문드러진다 가슴앓이는 악취를 내며 입과 코를 움켜쥐게 한다 누군가는 나의 냄새를 좋아할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튕겨져 나오려는 시간 속에 중심을 세우려 애를 쓴다 *타이탄 아룸 : 적도 부근의 열대우림에 자생, 시체꽃으로 불림 박순 시집 / 페이드 인 (fade-in)

타이탄 아룸 / 박 순

​ 타이탄 아룸 / 박 순 ​ 칠 년에 한 번씩 꽃피우는 타이탄 아룸 몸에서는 36도 열을 발산한다 동물 썩는 냄새가 난다 저 꽃, 칠 년 기다림으로 단 이틀을 견디다 점 하나로 스러져 갈 뿐이다 꽃잎보다 더 큰 기둥만 한 중심을 세우기 위해 시체 냄새를 피웠으리라 어찌 좋은 냄새만 갖고 살 수 있을까 당신과 타협하지 못한 가슴은 썩어 문드러진다 가슴 앓이는 악취를 내며 입과 코를 움켜쥐게 한다 누군가는 나의 냄새를 좋아할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튕겨져 나오려는 시간 속에 중심을 세우려 애를 쓴다 ​ ​ *적도 부근의 열대우림에 자생, 시체꽃으로 불림 ​ ​ *아주 가까운 지인이 시집을 출간했다. *박순 시인 : 강원도 홍천 출생 2015 등단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작문 교실 강사 자운 문학회 동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