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일어서다 / 김은수 그림 / 김예순 고래가 일어서다 / 김은수 일상이 싱거워졌다. 바람 부는 날 바다는 고래가 된다 태풍이 불면 힘차게 일어서는 고래 수평선 넘어 잊었던 기억 등에 지고 성큼 타가서는 맷집에 모래사장은 오줌을 지리고 있다 고래가 날 세워 호통친다 바람을 맞잡고 일어서는 거품들 헤진 옷깃 깊숙이 젖어든다 순간 짠맛에 길들여진 고래 뱃속에서 일상이 속속 숨죽이며 벌떡 일어섰다. 2020 인사동 시인들 14호 문학이야기/명시 2022.06.13